요즘은 무슨 무슨 테스트, 성격 테스트가 떴다고 하면 바로 유행을 타서 너도 나도 결과를 인스타에 올리기 바쁘다.(나 포함)
그 테스트의 대표적인 것이자 시초가 되는 게 바로 MBTI란 녀석이다.
MBTI,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는 작가 캐서린 쿡 브릭스와 그의 딸 이저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카를 융의 성격 유형 이론을 근거로 개발한 성격 유형 선호 지표다.
이런 테스트가 유사과학이든, 진짜 과학이든 간에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테스트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MBTI는 자신에 대해서든 남에 대해서든 이해를 도와주는 도구다.
MBTI 테스트는 자기이해의 시작을 도와준다.
요즘 사람들은 자기가 잘하는게 뭔지, 하고 싶은게 뭔지 모르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나는 이런 것들을 알아가는 첫번째 단계가 자신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남(또는 어떤 측정지표가) 이 판단해주는 것이 진짜 자신의 성격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는 첫번째 단추가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MBTI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다.
우리는 혐오의 시대에 살고 있다. 남녀갈등은 물론이오, 진지충, 설명충, 급식충, 학식충, 맘충 등 벌레 충이 들어가는 말이 많아지고 있고, 악플로 연예인이 자살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나는 MBTI가 이런 만연한 혐오를 조금은 줄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혐오의 원인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 온다. 분노는 이해 하지 못하거나, 이해 받지 못할때 다가온다.
우리는 MBTI를 통해서 다른 성격을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다름을 보다 쉽게 인정할 수 있게 된다.
가령 철수와 영희가 어떤 일로 싸우게 됐다면, 보통은 "이 새1끼 진짜 왜이래" 라고 생각하지만 mbti가 들어가면
" 아, 철수는 ESFJ라서 나랑 잘 안맞구나 ", 영희는 "ENFP라서 나랑 성격이 안 맞구나"라고 생각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넘어간다.
"얘가 나랑 달라서 싫어, 너 존나 틀려먹었어"가 아니고 "아 얘는 나랑 다르구나. 그럴수 있지" 가 된다는 말이다.
아 물론, 반대로 mbti 궁합이 안좋아서 사이가 멀어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mbti때문에 사이가 멀어진다는 것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합의하에 멀어지는 것이다.
서로를 고치려고 노력하는게 아닌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이해하기에 멀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원색적인 혐오와 같은 감정을 서로 갖지 않는다.
반대로 비슷한 성격이라면 공감이 더 쉬워진다.
이해가 아닌 공감이다. 머리로 이해는 해도 공감은 정말 하기 어려운데 MBTI가 이것을 도와주는 것이다.
나도 ENFP인데, 너도 ENFP구나! 뭐 너는 이렇네, 완전 나랑 똑같다. 이런식으로 말이다.
이전 게시글에서도 그랬듯이 우리는 같은 시대,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는 동등한 사람이다. 타인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공감, 사랑이 mbti라는 도구를 통해 조금이라도 이뤄진다면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