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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데 큰 영감을 준 의제와, 내 안의 죽어있던 것들을 깨우는데 큰 도움이 된 의제의 글에게 감사를 표한다.
아래는 조던피터슨 - 질서너머의 일부다.
인간관계에 극심한 회의감을 느꼈던 때가 있다.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버리는 관계에서 회의감을 느꼈고, 이후엔 믿었던 사람들의 행동으로 인한 배신감에 완전히 무너지기도 했었다.
물론 과정에서 배운 점이 무수하게 많고, 관점을 타인에서 나에게 가져오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감정적으로는 많은 상처를 남겼고, 지금도 흉터로 남아있다.
두려움은 상처 자체의 고통이 아니라, 고통 받았었던 경험에서 온다.
상처에 딱지가 앉고, 굳은 살이 만들어지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그 살을 파내어 다시 상처로 만드는데는 5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이후엔 정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수동적으로 행동했다.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은 글에 썼던 것보다 회의적이었고, 항상 언젠간 이 사람도 떠나가겠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요즘은 생각이 좀 변한 것 같다.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때문일까, 아니면 주변 사람들에게 큰 감사를 느껴서 그랬을까는 잘 모르겠다.
그러다가 의제의 글을 보고, 이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유통기한이 지난 편의점 삼각김밥과 사용이 끝난 플라스틱 샴푸용기는 사용을 다했고, 더이상 쓸모가 없다.
그러나 유통기한이 다한 편의점 삼각김밥이든, 사용이 다한 플라스틱 샴푸 용기든간에
그 순간에는 언제나 자기 역할을 다했을 것이고, 그래서 누군가에겐 의미있는 물건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재활용을 거쳐, 혹은 썩어가면서도 또 누군가와 다른 생물들에게 새로운 의미를 갖는 무언가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물건은 그것이 어떤 역할을 하던지, 어떤 시간에 존재했던지와 별개로 항상 누군가에겐 특별한 의미를 갖는 소중한 것이다. 용도를 다하고 다른 것으로 바뀐다고 한들, 그것이 누군가에게 선물한 그 소중한 의미와 시간들은 퇴색되지 않는다.
물건을 썼던 누군가는 그것 덕분에 행복할 것이고, 물건은 조금씩 공백이 있을지라도 항상 누군가에게 소중한 의미와 추억을 선물했다.
사람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항상 누군가에게 특별한 의미, 기억으로 남았다면 그 사람들이 떠나간다 한들, 내 쓸모가 다 했다 한들, 또 다시 새로운 사람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추억을 남겨줄 수 있기때문에 나는 사람들에게 항상 의미있는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늘 새로운 바다로 향하는 물고기라 할 지라도 오늘 만난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사람이었다면, 나는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 의미있는 사람일 수 있다.
반대로, 누군가가 바다로 떠나간다할 지라도, 다른 누군가가 또다시 나에게 의미있는 사람이 되어줄테니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시간이 지났음을 인정하고, 내 용도가 다했음을 직감하며 아름답게 보내주자.
함께한 시간에 감사하고, 추억으로 간직하면 그 기억은 여전히 살아있다.
세월이 흐르며 특별한 사람들이 바뀌어가도, 여전히 살아서 그들을 음악하자.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과 또다시, 특별한 음악을 만들어가자.
연락이 끊긴 당신들에게, 그리고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람들에게
이 글로 감사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