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공감각적 심상을 들어봤을 것이다.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 김광균, <외인촌>
예를 들어 이건 시각의 청각화다.
이런 공감각적인 표현은 우리가 느끼는 오감 중 두가지를 더하여, 마치 제 6의 감각을 체험하듯,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런 공감각적인 심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래퍼가 있으니
국힙 원탑, 한국 힙합에서 본인만의 독보적인 음악성을 구축한 아이콘과 같은 존재, 래퍼들의 래퍼
바로 빈지노다.
빈지노는 개성 넘치는 플로우를 가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가사를 매우 잘 쓴다.
가사에 공감각적 표현을 사용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빈지노는 음악 자체를 시각화 해버린다.
보통 빈지노 하면 떠오르는 앨범은 24:26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12가 시각화의 정점인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12에도 여러 곡이 있지만 두 곡정도를 소개하고 싶다.
젖고 있어 .... 툭 툭툭 툭 툭 잎을 건드리는 빗방울에 |
마치 비가 떨어지는 듯한 재즈 비트
우산을 우울한 자신인 먹구름에게 씌워준다는 표현
그리고 멍이 들듯 온 세상이 젖고있다는 표현을 통해 정말 비가 떨어지는 한 편의 그림이 머리에 그려지는 것만 같다.
또 다른 곡은 We are going to.
이 곡이야 말로 시각화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래다.
난 떠나 버릴 거야 멀리 ... 한국은 겨울이니까 ..... we're going to LA ...... |
서울, 인천, 방콕, LA, 할리우드, 파리로 이어지는 가사는 마치 그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파리가 압권이다.
we're going to Paris!
빠히! 라는 단어가 나오며 비트가 마치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듯한 느낌으로 변해버린다. 공간 자체가 변하는 느낌을 받으며 정말 소름이 쫙 끼친다. 있던 공간을 떠나 정말 여행을 출발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지금 생각해봐도 진짜 존나 천잰거 같다.